- “백범의 ‘문화강국 꿈’ 멀어지고 있다”
- 자승 스님, 20일 청불회장 취임법회서 정부 다시 비판
연등회 문화재지정 보류·불교지명 삭제 등 불쾌감 표현
6월 대정부관계 정상화 선언 이후 첫 발언…귀추 주목- 2011.07.20 20:14 입력 발행호수 : 1106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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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이명박 정부의 전통문화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을 공식석상에서 다시 비판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자승 스님이 지난 6월7일 대정부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정부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승 스님은 7월20일 오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박범훈 청와대 신임 불자회장의 취임법회에 참석해 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을 인용, “백범 선생이 그토록 갈망하던 문화강국의 꿈이 (최근) 국민 뿐 아니라 인류가 원하는 문화적 감동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듯하다”고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했다.
자승 스님은 이날 법어에서 “백범 선생은 나의 소원을 통해 ‘(나는 우리나라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뿐이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이어 “(그럼에도) 소중한 전통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의 주무기관이 국민의 절실함을 놓친 채 정작 전통문화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승 스님의 이 같은 비판은 최근 문화재청이 연등회의 문화재 지정을 보류한 데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새 도로명 사업에서 전국의 불교지명이 대부분 삭제된 것에 대한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여당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이 최근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자승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청불회가 “전통문화 보전을 위해 적극 나설 줄 것”도 주문했다.
자승 스님은 “더 이상 전통문화를 개별 유물로 또는 관리의 대상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며 “생동하는 전통과 이를 잇는 생활로, 소중한 역사교육의 터전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문화강국을 이루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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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범훈 신임 청불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청불회원들은 부처님 제자로서 부처님께서 가셨던 길을 따라 바르게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다”며 “부처님 제자의 길을 제대로 간다면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정책 또한 항상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고 했던 유마거사의 말씀을 삶의 지침으로 삼아, 항상 국민의 이익과 안녕을 위해 기도 수행하고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 등 주요종단 대표자와 청불회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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