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당 2만 원짜리 스님? |
| 부여군 능사 스님 모집에 충남불심 ‘부글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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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이 지난해 개원한 능사(陵寺)에서 집전을 맡을 스님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일당 2만원’에 스님을 뽑는다는 공고를 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전 충청지역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여군 백제문화단지관리사업소는 지난 2월 부여군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백제문화단지 자원봉사자(스님) 모집 안내’ 공고를 내면서 자격조건을 ‘충남도내 사찰에 재직 중인 스님으로 외국어 구사능력이 탁월한 스님을 우대한다’고 내걸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월요일을 빼고 주 6일 근무하며 일당은 2만원. 밥값과 교통비가 포함된 금액이다.
대전충남 불교계는 “불교문화를 볼거리로 전락시키고 불전의식을 집전할 스님을 일당 2만원짜리 인력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30일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에서 열린 민족전통문화수호 결의대회에서는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는 불자들의 선언이 발표됐을 정도다. 대회장에서는 "관에서 실시하는 공공근로(취로사업)도 일당 3만원 이상에 식대불포함"이라며 "스님과 불교계를 하찮게 보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능사가 부처님점안법회를 봉행한 도량인 만큼 의식집전을 담당할 스님을 모시려면 마곡사와 수덕사를 비롯한 지역불교계와 논의해야지 이런 식의 공고는 부적절하는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백제문화단지관리사업소는 자원봉사스님 모집계획을 철회했다.
마곡사 주지 원혜스님은 “능사는 대전충남의 스님과 불자들이 온 정성을 모아 지난해 점안식과 개원식을 봉행한 기도도량”이라고 말한 뒤 “충남도와 해당기관이 불자들의 이러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의식했다면, 불교와 스님들에 대한 터럭만큼의 예의라도 있었다면 그런 광고는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충남도와 백제문화단지관리사업소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충남도가 20명의 능사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지역 교구본사인 수덕사와 마곡사에는 자문위원을 추천의뢰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제문화단지관리사업소는 “순수하게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접근했던 것이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관계 기관에 문의한 결과 국고와 민자가 투입된 사업이고 타종교와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능사의 불교계 위탁운영은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계를 폄훼할 의도는 없었으며 충남도에서 불교계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전 충남 불교계는 이번 사건이 “충남도의 불교계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마곡사 주지 원혜스님은 “능사 문제뿐만 아니라 정림사지 복원을 위해 도에서 군으로 내려온 예산을 장로인 전 부여군수가 ‘복원하지 않겠다’며 반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부여 능사, 서산 마애삼존불의 파행관리, 정림사지 복원 문제 등 충남도의 민족전통문화 정책에 대해 총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개원한 백제 능사는 1993년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사지 유적 발굴을 계기로 지난 2001년 계획되어 2004년 5월 5층 목탑 봉안식을 거쳐 10년 여 만에 완공된 사찰이다. 모두 21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능사 복원사업은 5층목탑을 비롯해 금당, 강당, 회랑 등 총 13동의 전각이 세워졌으며, 부여 금성산에서 출토된 청동소탑과 봉정사 극락전, 화엄사 각황전 등을 참고해 재현했다.
지난 9월에 봉행된 부처님 점안 개원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수덕사 주지 옹산스님, 마곡사 주지 원혜스님 등 스님 3백여 명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사부대중 1천여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대전충청 불교계는 9월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열렸던 세계대백제전 기간 동안 스님을 파견해 의식을 집전하고 방문객을 맞았으며 세계대백제전 입장권 2010매를 구입해 지역 소외 계층 어린이 2010명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후 불교계는 능사의 관리와 운영 문제를 충청남도의 협의를 거쳐 능사가 사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충남도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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