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장로 대통령에게 불교는 없다

천해 2012. 5. 11. 01:11

 

장로 대통령에게 불교는 없다
 
2012.05.07 13:35 입력 발행호수 : 1145 호 / 발행일 : 2012-05-09

조계종의 특별사면 요청을 청와대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보도대로라면 거절 이유는 ‘부처님오신 날 특별사면을 단행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특별사면 대상자는 이충연 위원장 등 용산참사 관련 구속자와 한상균 쌍용자동차 노조지부장 등이었다. 용산참사는 주지하다시피 2009년 1월20일 발생한 화재사건이다. 재개발을 반대하며 용산구 한강로 2가의 건물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지역구 세입자와 이를 강경 진압하려던 경찰을 비롯한 용역들과의 충돌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의 무리한 과잉진압이 부른 참사로 기억되고 있다. 쌍용자동차노조 사건 역시 사건 발발 이후 모든 책임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것은 물론, 관련 노동자들의 자살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 모순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 사건들이다. 또한 그에 따른 갈등이 얼마나 증폭되고 있는지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이 두 사건에 특별한 관심을 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특별사면 요청은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사회 통합을 위한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러한 뜻을 단 며칠간의 고민도 없이 단 하루만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말 한마디로 거절했다면 MB의 의중을 파악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사회통합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의 방증이다. 아연실색해 지는 것은 불교계의 목소리는 아예 들어보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재삼 확인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2009년 12월 기독탄신일을 맞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특별사면 한 바 있음을 기억하고 있다. 청와대가 밝혔듯이 MB정부는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단 한 번도 특별사면을 단행하지 않았다. 마지막 기로에서도 불교계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사회갈등으로 구속돼 있는 모든 이들에게 부처님의 관용과 화해의 자비심을 깨닫게 하고 참된 행복을 되찾아 줘 국가와 사회의 통합, 발전에 큰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불교계의 희망은 일언지하에 묵살됐다. 교회에서는 무릎을 꿇어도, 불교 목소리는 귀감아 듣지 않는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임을 기억할 뿐이다. MB에게 불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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