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

"종교편향 김신 후보자, 대법관 자격 없다”

천해 2012. 7. 14. 06:46

"종교편향 김신 후보자, 대법관 자격 없다”
12일 인사청문회서 질타…종자연 등 임면동의 통과 반대
 
2012.07.12 12:40 입력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발행호수 : 1154 호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질의에 답하는 김신 대법관 후보자.

 

 

법정에서 기도를 요구하는 등 특정종교 편향적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김신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에 사죄했다. 그러나 개인적 신념이 표출된 언행에 대한 일부 시인일 뿐, 정작 재판과정에서의 종교편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7월12일 열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는 김신 후보자가 법관 재직 시절 행했던 종교편향적 언행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잇따랐다.


김신 후보자의 특정종교 편향문제를 지적해 온 민주통합당 최재천 위원은 이날 청문에 앞서, 본인이 기독교인임을 밝힌 뒤 해당 질의가 ‘종교적 문제’를 떠나 헌법 제20조 정교분리 원칙과 헌법 제103조(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에 근거한 청문임을 분명히 했다.


최 위원은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이후 십여개 언론에서 일제히 이를 비판하는 사설을 쓰는 등 우려가 적지 않다”며 “법관으로서 후보자의 행위가 헌법에 근거해 문제소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부산과 울산지방법원장 재직 당시 성시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이명박 전서울시장(현 대통령)의 ‘서울시 봉헌 발언’과 다를 바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신 후보자는 “성시화 발언은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아름답고 깨끗하고 범죄 없는 거룩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일 뿐 도시를 하나님께 바친다는 것은 아니다”며 “국민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점은 불찰”이라고 답했다.


새누리당 경대수 위원은 언론에 보도된 김신 후보자의 종교편향적 행보에 대해 확인한 뒤 “재판을 주관하는 법관의 개인적 종교신념 표출은 종교적 신념을 달리하는 재판 당사자에게는 큰 우려로 다가올 수 있다”며 “특히 그동안 판사의 지위에서 해온 여러 종교적 발언들은 대법관이 된 후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신 후보자는 “개인적인 신념일 뿐 재판에 임할 때는 헌법과 법률과 법관으로서 양심을 잊지 않았다”며 “다만 어려운 삶을 살아오며 굳건해진 종교적 신념이 일상에서 드러나고 공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는 듯 하니 스스로 돌아보겠다”고 시인했다.

 

 

▲노천래 새누리당 위원 질의.

 


그러나 노천래 새누리당 위원이 “서면 답변서에는 특정종교 편향 의혹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부인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입장이냐”고 질의하자 “종교적 언행에 대해서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지만 판결이 종교편향적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노 위원이 “김신 후보자는 부산 교회분쟁 소송 재판서 소법정에서 당사자들에게 기도를 요구한 뒤 아멘이라고 답한바 있다”고 지적하자 “제3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조정 덕분에 잘 해결됐고 당시 아무런 문제제기도 없었다”며 “지금에 와서 종교편향적 행위로 비춰지는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답했다. 종교를 앞세운 본인의 판결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법관 임관의 결재권자가 하나님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대법원장 임명권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들을 관장하는 듯 하다는 종교적인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두시간 정회 후 속개한 청문회에서도 특정종표 편향문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김신 후보자가 "개인적인 종교 신념이 표출된 것은 송구스럽지만 판결 등 공적인 부분에서 종교적인 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한데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민주통합당 김선동 위원은 “법정에서 기도를 요구한 부분은 이례적이거나 특이하다는 수준을 넘어 문제가 있다”며 “종교적 신념을 펼치려면 집사나 장로처럼 성직자가 돼야지 법관이 될 일이 아니다. 이런 행위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없냐”고 거듭 질의했다.

 

김신 후보자는 “솔직히 최근에 와서 이 문제가 회자되기 전에는 쉽게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언론 보도 이후 돌아보니 다른 종교인들의 입장에 비추어 볼 때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적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행위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김선동 민주통합당 위원 질의.

 

 

민주통합당 박범계 위원 질의 답변에서도 “법정에서 종교적인 판단을 하는 식으로 정부가 운영된다면 그것은 법치국가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법정에서 종교적 편향성 보이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기독교 신자에 대해 더 야단을 치고 혼을 냈다. 기독교 불교 신자로 나누어질 때 어느 한쪽 편을 든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재천 위원은 해당 발언에 대해 “‘기독교인이면 더 야단을 쳤다’는 말은 ‘내 새끼라서 더 혼냈다’와 다르지 않다”며 “발언 속에 내포된 종교편향성을 거듭 성찰해 주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신 후보자가 발간한 간증집과 성시화 운동 강령을 예로 들며 “헌법과 법령에 위배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지적이 거듭되자 김신 후보자는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사죄하지만 나름대로 선을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지적을 유념하고 앞으로 각별히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인사청문특별위원들은 특정종교 편향문제 뿐 아니라 김신 후보자의 한진중공업 관련 판결과 부산 4대강 사업 관련 판결 등을 문제삼으며 “판결들을 검토해 보면 김신 후보자는 환경문제나 사회적 약자, 소수 인권에 대한 옹호나 연대의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위원회 지도위원은 이날 증인으로 참석해 김신 후보자의 한진중공업 관련 판결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김신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지 않길 바란다. 설사 대법관이 되더라도 이 땅의 고통 받는 이들이 누구인지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13일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16일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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