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말씀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권불 10년’이 아니라 ‘권불 5년’이다. 아무리 더하고 싶어도 최고의 권세를 상징하는 대통령은 5년 이상 할 수가 없고, 그것도 단 한번으로 끝이다.
욕심 같아서야 두 번 세 번, 아니 어느 불행한 대통령처럼 부하의 손에 총 맞아 목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오래오래 해먹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겠지만, 아이들이 흔히 하는 말처럼 “천만의 말씀이요, 만만의 콩떡”,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이명박’이라는 분이 대통령이 된 뒤 우리 불교계는 그야말로 지난 4년 몇 개월이 50년 세월만큼이나 지겹고 지겨웠다. ‘고소영 정권’이니, ‘영포라인’이니, ‘하나님께 서울봉헌’이니, ‘명박산성’이니 해괴한 유행어를 만들어내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년 몇 개월 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과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었다.
대통령선거 때부터 불거진 이른바 ‘BBK 사건의 흑막’은 아직도 국민들의 의심의 눈초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뒤, 사건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만천하에 밝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해괴한 말을 유행시킨 장본인인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님 이상득씨도 소문처럼 더러운 뇌물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늙은 나이에 교도소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한국방송통신계의 황제노릇을 했던 최시중도 뇌물을 받아먹은 혐의로 그 늙은 나이에 교도소 신세를 지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참모들도 여러 명이 교도소 신세를 지고 있는가 하면 ‘민간인 사찰’, ‘내곡동 땅 사건’ 등등 핵폭탄 급 의문 사건들이 ‘때’를 기다리며 줄줄이 삐죽삐죽 죽순처럼 올라오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지켜보자니, 저러다 ‘때’가 되면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는 과연 어디로 가시게 될지 걱정이 앞서는데,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임기가 앞으로도 5년이나 10년쯤 더 남은 것으로 착각을 하고 계신지, 도무지 하산(下山) 할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는 북한산이든, 설악산이든, 산 정상에 올라갔으면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하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해가 서산에 걸린 것도 모르고, 머지않아 캄캄한 어둠이 덮쳐온다는 것도 모르고, 계속 산 정상에 눌러앉아 소주잔이나 기울이며,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놀부심통에 황소고집만 부리고 있다가는, 필경 캄캄해진 뒤에야 아차! 하고 더듬거리며 산을 내려오다가 자칫하면 부엉이 바위나 독수리 바위에서 굴러 떨어지지나 않을까, 참으로 걱정된다.
사람은 관속에 들어간 뒤에 인간됨을 알 수 있고, 권좌에 올랐던 사람은 그 사람이 권좌에서 물러난 뒤에야 사람됨을 알아볼 수 있다.
그 사람이 살아있었을 적에 얼마나 자비를 베풀었고, 얼마나 덕을 베풀었는가. 그리고 그 권력자가 권력을 휘두르는 동안 백성들에게 얼마나 자비를 베풀었고, 덕을 베풀고 사랑을 베풀고 고통을 함께 나누었던가에 따라 그 권력자의 사람됨은 평가받기 마련이다.
지난 8월7일, 불교·원불교·천주교·개신교 등 한국의 4대종교 지도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용산참사사건 관련자’로 “3년 넘게 교도소에 갇혀 있는 8명의 철거민들을 특별사면 해주십사”하고 간절히 청원했다. 수차에 걸쳐 이들의 특별사면을 청원했었고, 이번엔 4대종교 지도자들까지 함께 청원한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지금 어디로 하산하시고 계신가?
윤청광 방송작가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사설·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봉은사의 생떼’와 ‘기독교의 배려’? (0) | 2012.09.23 |
|---|---|
| 칠월칠석을 젊은이들과 함께 (0) | 2012.08.28 |
| 은마아파트와 혜월 선사 (0) | 2012.08.27 |
| 안심(安心)한 MB (0) | 2012.08.27 |
| 성직자가 배부르면 '헛짓' 한다 (0) | 2012.08.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