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임은 모르쇠, 불교엔 성토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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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관, 템플스테이 문제 있다면 전면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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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템플스테이사업의 방만한 운영을 지적하며 지원 축소 가능성을 거론해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유 장관은 또 1천2백억 원이 투입되는 팔공산불교테마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템플스테이는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고 국민들에게 휴식과 깨달음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불교계 내부에서 "사찰을 숙박업화 한다"는 성찰이 제기되어 왔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수십 수백억의 국비를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초조대장경 조성 1천 년 기념사업' 역시 본래의 의미를 담아내지 못하고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각계의 우려를 청취하고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은 주무부서 장관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유 장관이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느냐를 살펴보면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다.
16일 국민일보 기사에 따르면, 유 장관은 6월4일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임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템플스테이용으로 짓는다고 하면서 호텔처럼 20~30개나 되는 방을 새로 짓는 것은 문제가 좀 있다" "초조대장경을 복원하는데 어떻게 600억원이 들어가냐"며 불교계에 대한 성토 수준의 발언을 쏟아냈다.
템플스테이 사업 지원비나 지자체 문화사업 예산에 대해서는 "관행처럼 너무 오랫동안 해온 것들" "종교편향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표현해, 마치 불교계에 대한 시혜나 부당한 지원인 것인 양 여겨지게 했다.
더구나 대장경 천년사업은 불교계가 추진하는 사업이 아닌 지자체가 관광사업 일환으로 추진한 측면이 더 크다. 일례로 대구시는 ‘제4차 대구권 관광개발계획’의 핵심사업으로 대장경 기념행사를 상정하고, 팔공산 일대를 불교문화관광벨트로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상황이 이런데도 유 장관은 대구지역에서 진행되는 테마공원 조성이나 대장경 기념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에서 종교편향이나 관행 운운하며 마치 불교계가 '떼'를 써 추진하는 것처럼 여겨지게 했다.
템플스테이 관련 발언에서도 문제점은 드러난다. 그간 유 장관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템플스테이가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체험프로그램으로 계속 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템플스테이와 같은 한국적인 특성을 살린 문화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날 면담에서는 템플스테이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의 사전 논의는 전혀 없이 해당 사업에 대한 비판만 쏟아냈다. "(템플스테이용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은 못하게 하라는 지침을 줬다"고도 말했다.
16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사가 게재된 지 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문체부 종무실은 불교계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자청하고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동규 종무관은 "오해의 여지가 있는 점은 유감이나, 기사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 보도내용을 사실상 인정했다.
김 종무관은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팔공사 역사문화공원과 동화사 국제관광선원 조성, 부인사 대장경 천년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템플스테이에 한없이 국고를 지원하는 것에는 그간 문제제기가 있어왔다"고 해명했다.
불교계가 이번 기회에 템플스테이 사업과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진행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템플스테이 사찰 지정을 둘러싼 잡음과 함께 '문화포교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템플스테이 운영 10년을 앞둔 시점에서 재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예산지원을 빌미로 정부가 불교계와의 관계를 '갑과 을'의 관계로 보는 듯한 시각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국민의 혈세를 쓰는 국책사업은 신중하게 추진하고, 세금이 제대로 잘 쓰였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국책사업을 결정하고 감시하고 책임져야 할 정부부처의 주무장관이 제 책임은 다 하지 않고 사업주체만 탓하는 것은 볼썽사나운 일이다.
진정 템플스테이나 대장경천년 사업의 타당성이 우려된다면 "결정된 예산집행은 바꿀 수 없다"고 뒷짐만 질 것이 아니라 문제의 전면에 나서서 해당 사업을 보다 건설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비판은 제 책임을 다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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