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

"조찬기도서 무릎 꿇은 이 대통령, 치욕스럽다"

천해 2011. 3. 5. 00:08

 

"조찬기도서 무릎 꿇은 이 대통령, 치욕스럽다"
3일 국가조찬기도회서 김윤옥 여사와 함께 기도
인터넷서 관련 사진 급속 확산되면서 비판 고조
교계 “국격 훼손시켰다…국민 앞에 무릎 꿇을때”
 
2011.03.03 19:45 입력 발행호수 : 1087 호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영부인이 국가행사도 아닌 종교행사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은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 여론이 들꿇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 다음 카페 등에 올라와 있다.

 

 

 

개신교 행사인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해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3월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부인 김윤옥 여사 등 다른 참석자들과 같이 무릎을 꿇은 채 기도했다.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무릎 꿇고 기도를 한 것은 이 대통령이 처음이다.

 

행사 직후 인터넷에서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대통령과 영부인의 사진이 급속히 확산되며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교계에서도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국가행사도 아닌 종교행사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는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은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자’는 인도에 따른 것”이라며 “대통령만 특별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참석자 모두가 인도에 따라 행동했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이와 함께 종교편향 논란을 의식한 듯 “각 종교계가 국가단위의 큰 행사 중일 땐 항상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에도 비판 여론은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관련 기사가 게재된 포털사이트와 아고라 등에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아니라 개신교 장로를 자처하고 나섰다”, “대한민국이 개신교 국가도 아닌데 도를 넘었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지고 있다. 또 “수쿠크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ㆍ이슬람채권법) 추진으로 하야시키겠다는 개신교 목사의 발언에 무릎을 꿇은 것” 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교계 역시 이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손안식 조계종종교평화위원회 공동대표는 “종교인 이전에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종교행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당황스럽고 창피한 일로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편향적 종교관으로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라”고 성토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도 “어떠한 경우에도 떳떳해야 할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서울시장 재직시 하나님께 서울을 바친 사건에 버금가는 기분 나쁘고, 치욕스러운 장면이다. 국민에게 무릎을 꿇어야 할 사람을 대통령으로 부르는 이 나라가 창피하다”고 힐난했다.

 

박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조찬기도회의 해체를 주장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국가가 관리하는 사단법인으로 일종의 공공기관”이라고 지적한 박 대표는 “그럼에도 국가조찬기도회에 종교인들이 아닌 개신교인들만이 참석하고, 또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것은 종교와 정치의 야합이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정우식)도 즉각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과 품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공개된 장소에서 무릎을 꿇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못한 태도”라며 “이 대통령은 민족문화를 수호하지 못하고 민주주의 파괴했으며 민생을 파탄으로 이끈 책임을 지고 먼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조찬기도회에서 “한국 교회가 사회적 갈등의 매듭을 풀고 국민 통합을 이루어내는 가교가 되어 주길 희망한다”며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겸손하며 자신을 절제하는 자세가 지금 우리 사회가 화합을 이루고 성숙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국민통합과 화합을 강조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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