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서 선정 공정성 잃었다
- 2013.07.22 11:32 입력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발행호수 : 1204 호 / 발행일 : 2013-07-24
종교분야 도서 중 불교 전무
개신교 3·창가학회 1종 포함
70여 심사위원 중 불교 없어
주관측 “불교학계 심사외면”
불교학계 “비겁한 책임전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 6월말 선정 발표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와 관련해 심사위원 선정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는 총류, 철학, 종교, 사회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예술, 언어, 문학, 역사, 아동청소년 등 11개 분야에서 총 221종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에는 불교 관련 학술서적이 철학분야에 1종, 역사분야 2종이 포함돼 있지만 정작 ‘종교분야’에 선정된 8종 가운데에는 1종의 불교학술서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독교 관련 학술서로는 ‘20세기 신학사상Ⅱ’ ‘변선환 신학 연구’ ‘중국 운남 기독교사’ 등 3종이나 선정됐으며, 힌두교와 창가학회를 다룬 서적도 각각 1종씩 포함돼 있었다. 이 때문에 불교를 ‘철학’이나 ‘역사’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는 있어도 불교학 자체로서는 인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정성 논란이 이는 것은 심사위원 중에 불교학술서를 평가할 전문가가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 70명의 우수학술도서 심사위원 가운데 불교학 전공자가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았으며, 기독교 관련 논문을 쓰고 신학을 전공한 학자는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학술서가 우수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불교학술서가 우수도서 선정에서 당연히 빠질 수밖에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매년 출판되는 불교학술도서는 약 30여 종. 불교계 출판사들이 문화체육관광부나 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800~1500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해 일단 선정되면 공공도서관, 병영도서관에 배포하기 때문이다. 불교학술서를 꾸준히 펴내고 있는 A출판사 대표는 “일반 출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계출판사가 불교학술서적을 펴내는 것은 불교학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명을 갖고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종교분야에서 불교학술서가 배제되다보면 불교출판사의 학술서 기피 현상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B출판사 대표도 “공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불교서적이 우수학술 도서에 선정되지 않았다면 당연히 그 결과를 받아들이겠지만 불교학술서를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춘 심사위원들이 없는 상황에서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불교에 대한 이해가 없는 심사자를 선정한 뒤 불교학술서 중에는 선정할 만한 우수학술도서가 없었다고 한다면 어떻게 그것을 공정한 심사로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선정사업을 담당한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콘텐츠진흥팀 관계자는 “올해 우수학술도서 선정과정에 큰 문제가 없었으며 종교분야 우수학술도서 선정도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종교분야 선정을 위해 3월26일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등 3곳에 심사위원 후보 추천을 요청했지만 그곳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1차적 책임이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에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은 비겁한 책임전가라고 반박했다. 불교문화연구원은 “3월26일 이메일로 공문을 받아 논의를 거쳐 우수도서를 선정할 심사후보를 뽑은 뒤 4월5일 콘텐츠진흥팀에 다시 전달했다”고 밝힌 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받은 후보자 추천 협조 공문과 함께 불교문화연구원이 작성해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김종욱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은 “우리가 추천한 후보를 심사위원으로 결정하고 안 하고는 그쪽의 권한이지만 추천서를 아예 보내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연구원에 대한 심각한 매도”라며 “형평성과 공정성이 이뤄지지 않은 책임을 다른 연구기관에 떠넘기는 것은 비겁한 책임전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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