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등축제, 중국이 먼저 세계유산 등재 ‘우려’
- 중국, ‘등축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추진
국내선 연등축제 중요무형문화재 등록 안돼
무형유산 관리개선 시급…‘제2아리랑’막아야- 2011.06.24 13:52 입력 발행호수 : 1102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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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무형문화재로 등재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관리 부실로 연등축제를 비롯한 한국불교 전통 무형유산 등도 중국에 편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동아시아 불교권 문화를 모두 자국의 것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나서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한국불교의 독창적 무형유산마저 중요무형문화재 등재를 미루고 있어 자칫 제2, 제3의 ‘아리랑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계종 문화부 등에 따르면 중국은 매년 정월대보름과 춘절(음력 1월1일) 때마다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우리나라 연등축제와 유사한 대규모 등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화려한 대형 장엄등으로 꾸며진 중국 등축제는 매년 수백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자국의 등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매년 미국, 뉴질랜드 등에서 정기적으로 대규모로 행사를 개최해 세계적인 축제로 확산시키고 있다. 이를 토대로 중국은 등축제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동아시아 불교권의 공통적 문화축제인 등축제를 중국이 선점할 뿐 아니라 그 어떤 나라의 등축제보다 독창성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연등축제 역시 중국의 아류로 평가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재까지 연등축제에 대해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을 늦추고 있다. 특히 조계종이 지난 2009년부터 문화재청에 무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했지만 문화재청은 “현대 연등축제에서 전통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정을 거부했다. 올해도 조계종은 지난 4월 문화재청에 재등록을 신청했지만 7월 예정된 최종 심사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처럼 문화재청이 연등축제에 대해 문화재 등재를 미룸에 따라 중국이 독자적으로 등축제를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을 마냥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 처지다. 현 상황에서 연등축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를 신청하려면 중요무형문화재·지방문화재 등으로 등록된 것을 중심으로 문화재청장만이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이 자국의 등축제를 일방적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연등축제를 서둘러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현행 문화재보호법의 체계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연극·음악·무용·놀이와 의식·무예·공예기술·음식 등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큰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의식과 대중놀이가 복합된 연등축제를 마땅히 적용할 분야가 없다.
실제 지난 2009년 연등축제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여부를 심의했던 한 문화재위원은 “현행 법 체계 속에서 의식과 놀이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는 연등축제를 딱히 한 분야로 적용하기가 힘들었다”며 “법 개정이 되지 않고서는 중요무형문화재로 등록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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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까닭에 한국민속학회 등 학계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 무형문화재의 전승과 보존을 위해 서둘러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한국민속학회는 지난 2009년 국내 무형문화유산자료를 정리한 보고서 등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무형문화가 사장되지 않고 계승되기 위해서는 지난 2003년 유네스코가 제정한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과 같이 무형문화유산을 포괄적 범위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유네스코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서 무형문화유산을 “문화유산의 일부로 보는 관습·표상·표현·지식·기능과 이와 관련한 도구·물품·공예품 및 문화공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무형문화유산을 기능보유자나 이수자, 혹은 특정 물건에 중점을 두는 반면 유네스코는 그로부터 발생하는 문화공간까지를 모두 무형문화유산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것도 ‘조선족 문화’라는 관점에서 출발한 셈이다.
따라서 제2의 아리랑 사태를 막고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 고유의 무형문화 유산을 올바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둘러 법적·제도적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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