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신문 조계종 깔보기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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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이 최근 리처드 기어의 방한과 관련한 기사를 보도하면서 의도적으로 조계종을 폄하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실관계를 왜곡했을 뿐 아니라 취재원의 인터뷰 내용도 기자의 입맛대로 짜깁기해 조계종을 애써 비판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한겨레신문은 6월30일자 2면에서 최근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간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와 관련해 “‘티베트 인권 알리러 온 건데…’ 영화이야기만 물어본 조계종”을 제목으로 ‘리처드 기어, 산사체험 접고 떠난 까닭은’이라는 부제의 톱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서는 6월21일 리처드 기어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만난 자리에서 티베트 문제에 대해 언급되지 않았다고 했고, “정작 고통 받는 티베트 불교와 달라이 라마에 대해 종교지도자로서 자비심을 담은 의례적 언급조차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 중진 스님의 입을 빌려 자승 스님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혜민 스님의 인터뷰를 통해 “리처드 기어는 티베트인들의 실상을 전하고, 차분히 한국불교에 대해 공부하고자 했지만 가는 곳마다 영화 이야기만 해 답답해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결국 리처드 기어가 통도사, 동화사 등 한국불교 산사 체험을 취소하고 떠난 것도 마치 이러한 답답함 때문인 것처럼 이 신문은 보도했다. 특히 이 신문은 제목에서부터 기사의 내용 곳곳에 리처드 기어의 산사 체험 취소가 조계종 때문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물론 티베트 인권과 불교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리처드 기어였기에 그의 한국 방문이 전해지면서 티베트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정작 그의 방한 목적은 자신의 사진전 홍보와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조용한 산사에서 휴식을 만끽하고 싶어서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리처드 기어의 통역을 담당했던 혜민 스님이 한겨레신문의 보도보다 앞선 6월26일 경향신문 기고문(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6261928015&code=990000)에서 “그의 방한 목적은 여름방학을 맞은 아들과 모든 가족이 함께하는 단란한 여행이었다. 조용한 한국 전통산사에서 푹 쉬면서 그 속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끼고 싶었다”는 것이었음을 전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소박한 꿈을 무참히 짓밟고 산사 체험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든 건 다름 아닌 방송사와 언론들의 과도한 취재 경쟁이 주된 요인이었다. 이미 리처드 기어의 한국일정을 모두 입수한 언론사들의 경쟁은 그가 가는 곳마다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6월21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의 면담에서는 언론들의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곳곳에서 시비가 붙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총무원장의 집무실이었지만 리처드 기어에만 집착한 언론사 기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본적인 예의와 질서마저 지키지 않았다. 더구나 어린 아들과 동행했던 리처드 기어는 국내언론의 난폭한 취재경쟁에서 가족을 보호하는데 모든 신경이 집중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티베트 문제’라는 민감한 이야기를 꺼내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자승 스님과의 만남 자리에서 한국언론의 ‘폭력성’에 혼쭐이 난 리처드 기어는 “조용한 한국 산사를 체험하며 푹 쉬려고 했는데 어디를 가나 특종을 하기 위해 따라다니는 취재진 때문에 그 계획이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돌연 예정됐던 산사체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대신 리처드 기어는 6월23일 취재진을 따돌리고 예정에 없던 진관사를 찾아 3시간 남짓 고즈넉한 한국의 사찰을 체험했다.
리처드 기어는 한국을 떠나던 날 혜민 스님에게 “이번이 한국을 알게 되는 마지막이 아니고 처음이길 바란다. 다음번에 올 때는 몰래 와서 전통사찰에서 쉬면서 제대로 한국불교를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리처드 기어가 한국 산사 체험을 접고 떠난 이유로 언론들의 과도한 취재열기와 극성팬들로 인한 부담 때문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밝혔다.
그럼에도 한겨레신문은 리처드 기어가 서둘러 떠난 것을 마치 조계종이 티베트 인권에 무심한데 있었던 것처럼 야멸찬 비난을 가했다. 한겨레신문의 논조가 아니더라도 달라이라마가 방한하지 못하는 것은 불교계로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몇 해 전엔 불교계에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위원회가 구성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겨레신문은 이미 사실관계를 떠나 의도적인 비판에 목적을 둔 듯 사실관계에 대한 충분한 확인 없이 ‘짜맞추기’식 기사로 일관했다. 이 기사를 작성한 담당기자는 오랜 기간 조계종을 출입하는 등 종교전문기자로서 활동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까닭에 이번 취재과정에서도 조계종 스님들은 상당한 시간을 배려해 가며 그 때의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조계종을 비판하려 했던 기자에게 스님들의 상세한 설명은 ‘왜곡’을 막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조계종 기획실장 정만 스님이 “당시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켰음에도 이런 식의 기사를 작성한 것은 조계종을 비판하기 위한 노골적인 의도”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종교단체라고 해서 비판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오히려 건전한 비판은 종교를 건강하게 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그것이 곧 언론 본연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언론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명확한 사실에 근거할 때만 설득력과 진실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엄연한 사실을 왜곡해 자신의 입맛대로 비판을 가한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동의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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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담당 기자라면 종교를 바라보는 공정하고도 따뜻한 안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의 이번 기사는 불교지도자는 물론 불교계마저 업신여기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겨레신문은 ‘종교전문기자’라는 수식어를 내세우기에 앞서 정말 종교전문기자다운 기사를 보도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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