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문화진흥원, 불교 홀대해놓고 출판사에 책임 전가
- 2013.08.09 17:07 입력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발행호수 : 1207 호 / 발행일 : 2013-08-09
출판진흥원 잘못 인정 않고
궁색한 자기 합리화에 급급
불교학자 심사참여는 관례
위촉 불가능하다는 건 억지
불교출판문화협회가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선정’을 주관한 한국출판문화사업진흥원의 공정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 심사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그러나 불출협을 비롯한 교계 관계자들 대부분 출판진흥원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불출협이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은 70명의 우수학술도서 심사자 중 신학 전공자가 있음에도 불교학 전공자가 전혀 없을뿐더러 종교분야 선정에 있어 불교학술서를 심사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정이 이뤄질 수 있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출판진흥원은 종교분야에 접수된 불교학술서의 대다수가 우수도서 선정의 결격사유에 해당되는 도서들로 일반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체 116종 중 4분의 1이 넘는 30종의 불교학술서 모두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미달이라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불출협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우수학술도서 선정 사업을 처음 실시한 1996년 이래 불교계출판사들이 이 분야에 꾸준히 접수해왔고 단 한 차례도 불교학술도서가 선정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그럼에도 심사조건에도 맞지 않은 책들이 대다수라는 점부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출판진흥원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및 철학분야에 불교서적 3종을 선정해 국민의 종교생활에 도움을 주고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노력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발이 크다. 8권의 종교분야 도서에서 ‘20세기 신학사상Ⅱ’ ‘변선환 신학연구’ ‘중국 운남 기독교사’ 등 제목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기독교 관련 서적이 3권이지만 그 외 선정도서인 ‘종교와 철학사이’(늘봄)도 감리교신학대 출신인 3명의 저자들이 기독교 신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독교 도서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종교정치의 새로운 쟁점들’이란 종교분야 선정도서도 기독교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8권 중 절반이 넘는 5권이 기독교 관련 도서다. 이런 데도 불교도서는 접수된 30권 중 단 한권도 선정되지 못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출판진흥원이 종교부분 이외에도 3권을 뽑았다고 강변했지만 그것도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철학분야에 불교도서가 1권이지만 기독교와 관련된 도서는 ‘마테오리치와 주희, 그리고 정약용’ ‘김교신의 철학’ ‘니체와 도덕적 위기 그리고 기독교’ 등 3권으로 이 분야에서도 불교보다 기독교가 더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유교와 도교 관련 책도 4권이나 된다는 점에서 철학 분야에 불교서적 1권 포함된 것을 두고 출판진흥원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운운해가면서까지 생색을 낼 일이냐는 비판이다.
또 심사위원 위촉과 관련해 출판진흥원이 “올해 역시 교회사 혹은 한국불교 전공자 등에 대한 단체의 추천이 있었으나 타분야와 마찬가지로 종교계파나 다종교 각각의 전공별 심사위원 위촉은 불가능하여 한국종교문화연구소와 한국종교학회에서 추천한 2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했다”는 해명도 억지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출판진흥원의 답변 내용으로만 보면 마치 불교단체가 먼저 불교학 전공자를 심사위원 후보로 추천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출판진흥원이 먼저 요청을 하고 그에 따라 불교단체가 심사후보를 추천한 것이다. 또 종교계파나 다종교 각각의 전공별 심사위원 위촉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 지난해까지 출판진흥원의 요청에 따라 불교전공자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선정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7월초 출판진흥원 관계자는 종교분야에 불교전공자가 없는 이유로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에 심사위원 후보 추천을 요청했으나 그곳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았다”며 일차적 책임이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에 있는 것처럼 책임을 전가했지만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이 후보추천 요청서를 보낸 이메일을 공개함에 따라 출판진흥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여기에다 올해 70명의 심사위원 중에 불교전공자는 한 명도 없지만 신학전공자는 포함된 점도 출판진흥원 답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요인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새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해인사 마애불입상 1200년만에 일반공개 (0) | 2013.08.15 |
|---|---|
| 출판진흥원 “불교계에 죄송하다” (0) | 2013.08.15 |
| 불교학술서, 국민 눈높이 충족 못시켰다니 (0) | 2013.08.15 |
| “SBS, 불교 폄훼 방송 책임자 처벌해야” (0) | 2013.07.30 |
| 불출협, “불교학술서 배제 이유 밝혀라” (0) | 2013.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