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

청도군 주최 축제서 찬송가 공연 ‘물의’

천해 2013. 11. 14. 08:14

청도군 주최 축제서 찬송가 공연 ‘물의’
 
지자체 예산 들여 기독교 추수감사 음악제 개최
참가자들 항의…청도사암연합회 강력대응 천명
 
2013.11.12 17:46 입력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발행호수 : 1221 호

경북 청도군이 지역특산물인 감을 홍보하고 지역주민에게 문화적인 이벤트를 제공하기 위해 개최한 ‘반시축제’의 음악회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특정종교를 홍보하는 행사로 변질돼 논란이다. 특히 이 행사는 청도군의 예산을 지원받는다는 점에서 지자체가 종교편향에 앞장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청도군은 10월18~20일 청도야외공연장에서 ‘반시축제’를 개최했다. 문제는 축제 마지막 날인 20일 오후 5시30분에 열린 ‘추수 감사 음악회’에서 발생했다. 주관을 맡은 청도기독교연합회는 음악회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가수 윤항기와 옥희, 개그우먼 신보라씨는 물론 청도군 기독교남성합창단, 기독교연합합창단 등을 출연시켰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기독교연합합창단 등은 ‘주의 빛을 비춰주소서’, ‘내게 강같은 평화’, ‘선하신 목자’ 등 교회에서나 들을 수 있는 찬송가를 불러 축제 관람객들이 항의를 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미 ‘추수 감사’는 제목부터 미국 청교도들이 신대륙에서 거둔 첫 수확에 대해 자신들의 절대자에게 감사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기독교색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음악회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기독교 일색으로 변질되면서 지역 불교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청도군사압연합회 측은 ‘전국에서 유일한 씨 없는 감’이라며 특산물로 내세우고 있는 청도산 홍시를 알리기 위한 축제에 난데없이 찬송가를 부르는 음악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도군사암연합회는 11월18일 오후 1시30분 청도군청을 항의방문해 군청측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할 예정이다.


청도군사암연합회 소속 모 스님은 “반시를 알리는 축제의 음악회라면 반시협회나 관련단체가 주관을 맡아 목적에 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며 “반시와 아무 관계도 없는 기독교연합회가 추수감사라는 명목으로 찬송가 공연을 펼치는 상황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청도군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청도군청 관계자는 “불교계는 이미 청도소싸움축제의 일환으로 유등제를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했을 뿐”이라며 “음악회는 반시축제 행사장에서 열리는 반면 유등제는 소싸움축제의 부대행사임에도 본행사장에서 떨어진 청도천에서 열리기 때문에 문제가 더 크다”고 해명했다.


청도군 측의 입장에 대해 청도사암연합회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청도사암연합회는 청도군청 측이 등불을 강물에 띄우는 유등제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했다. 또 소싸움축제와 별개의 공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불교계가 주도하는 행사라는 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청도기독교연합회의 음악회는 본행사장에서 열려서 관광객들이 찬송가 일색의 종교편향 행사라는 것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청도사암연합회 회장 연암 스님은 “유등제는 청도사암연합회가 어려운 형편에도 청도소싸움축제 활성화를 위해 7000만원을 모연해 진행해왔다”며 “청도기독교연합회는 군청에서 2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준비한 행사에 숟가락만 얹어놓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청도군에 공식적인 해명과 함께 재발방지를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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