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신교 단체들이 “불교계가 정치권과의 부적절한 유착을 통해 국민의 혈세를 종단 운영과 포교에 사용하고 있다"는 음해성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개신교계가 정부로부터 매년 수천억 원을 지원받아 선교활동에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연경사회문화정책연구네트워크(이하 연사연) 김영국, 서동석 운영위원은 7월 22일 서울 조계사 산중다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부 개신교 단체가 최근 명확한 근거도 없이 국민혈세로 종단 운영 행위를 중단하라는 광고를 통해 불교를 비난했다”며 “특히 법률에 따라 지원되는 문화재 보수비와 템플스테이 예산마저 마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받아 포교활동에 사용하는 것처럼 오도했다”고 불교 폄훼행위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교육부가 매년 종교사학에 지원하는 국가예산을 공개하고, 이를 근거로 “오히려 개신교가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를 선교활동에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연사연이 공개한 2008년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2008년 한해 6300억 원을 종교사학에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지원했다. 재정결함보조금은 사학의 재정 부족분을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으로 2008년 개신교계 사학에 4309억원(68.3%), 가톨릭 1106억원(17.5%)이 지원됐으나 불교 사학은 7.2%인 452억원에 불과했다. 전국 321개 종교사학 가운데 개신교는 211곳(65.7%), 가톨릭은 65곳(20.2%), 불교는 22곳(6.9%)을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연사연은 “개신교 단체들은 문제가 된 광고에서 6년간 템플스테이에 563억, 10년간 문화재 보수에 4570억이 지원됐다며 천문학적인 금액 운운했지만 개신교 사학은 2008년 한해에만 4309억원을 지원받았다”며 “문화재보수비는 100% 유지보수에 사용되고, 템플스테이 예산은 시설 건립에 사용됐을 뿐 어떠한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연사연은 그러나 “기독교 사학에 지원되는 예산은 대부분 인건비로 사용된다”며 “강의석 씨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종교사학이 설립이념에 따라 인력을 고용하고 운영되는 만큼 사실상 재정결함보조금은 선교행위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사연은 이어 “개신교계는 종교사학의 65.7%를 차지하는 만큼 예산 지원은 그에 준해 정당하게 지원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불교계는 우리나라 전체 문화재의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가 문화재 보수비 예산의 18%만을 지원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자신들이 지원받고 있는 국가보조금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실제 문화재청은 지난해 문화재 보수비 예산 2312억원을 가운데 불교계에 배정한 금액은 18.8%인 436억원에 불과했다. 또 2008년에도 1900억원 중 18.5%인 352억원, 2007년에도 1638억원 중 19.6%인 321억원만을 지원하는 등 최근 5년간 국가 문화재 보수비 지원 예산 가운데 불교계에 지원된 것은 20%를 넘지 않았다.
연사연은 “개신교 단체가 불교계를 비판하려면 먼저 개신교 사학에 대한 국가 지원을 포기한 후 하는 것이 옳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망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사연은 “유인촌 장관이 개신교 단체들을 만나 자리에서 불교문화재 예산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한 후 기다렸다는 듯이 문화재 보수비와 템플스테이 예산 등을 비난하는 광고가 나온 것은 그 저의가 충분히 의심스럽다”며 “이명박 정부는 종교형평성을 빙자해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정당한 예산집행을 축소하려는 위헌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연사연은 이날 교육부의 종교사학 예산 지원 공개를 시작으로 향후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등 정부기관의 종교계 예산 지원을 분석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057호 [2010년 07월 22일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