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

당진군립합창단, 수년째 선교 공연

천해 2010. 10. 19. 15:00

당진군립합창단, 수년째 선교 공연

 

군에서 매년 10억원 혈세 지원받는 공익단체
예수 탄생일 맞춰 찬송가 일색 무대로 물의
종교편향 지적에 “해석하기 나름아닌가” 변명
기사등록일 [2010년 10월 18일 10:53 월요일]
 
 

성가대 논란이 일고 있는 당진군립합창단.

 

지역주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당진군립합창단(감독 겸 지휘자 정승택)이 연말마다 찬송가 일색의 선교 공연을 개최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특정 종교에 편향되지 말아야 할 군립합창단이 지역 기독교계로부터 후원 받아 공연하면서 관람료까지 챙겨 ‘공익성마저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진군립합창단의 한 관계자는 10월 15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종교 편향적이라는 지역 불자들과 일반 군민들의 비판이 많다”고 지적하자, “헨델의 메시아 레퍼토리는 해마다 성탄절이면 국립 또는 시립 합창단에서 반드시 연주하는 곡”이라며 문제제기에 대해 의아해 했다. 그는 또 “올 연말부터는 원어를 한글로 번역해 공연할 것”이라며 “종교적 색채는 해석하기 나름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종교적 중립보다는 음악성과 예술성이 빼어나 찬송가 공연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당진군립합창단은 군이 한 해 예산만도 10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해 운영하는 공익 단체다. 합창단은 당진군민의 정서함양과 지방문화예술의 창달, 합창음악의 전문성 및 예술성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5년에 출범했다. 그런데도 군민을 위한 연말 정기연주회를 당진군기독교연합회로부터 후원을 받아 기독교 교주인 ‘메시아’를 주제로 공연을 한 것은 군립합창단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게 지역 불교계의 비판이다.

 

 

지난해 연말 공연 자료집에 기독교연합회장의 격려사가 게재됐다.

 

지난해 12월 17일 열린 제9회 정기연주회 역시 당진군기독교연합회가 공식 후원했으며 이 단체의 회장인 정길수 목사는 축사에서 “영혼의 찬양이 성탄 향내음에 실려 이 밤 당진군민들에게 뜨거운 영성을 회복케 할 것”이라는 노골적인 선교 발언을 했다.

 

당진군립합창단은 오는 12월 ‘메시아 & 베토벤 N0.9’라는 주제로 제11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문제는 독일 작곡가 헨델의 곡 가운데 기독교 음악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메시아’가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다. ‘메시아’는 예수의 존재를 알리는 종교적 작품이다. 실제 당진군립합창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준비 중인 ‘메시아’ 레퍼토리는 ‘내 백성을 위로 하라’, ‘주의 영광’, ‘주께 영광’, ‘시온의 딸들아 크게 기뻐하라’, ‘주 말씀 하셨네’, ‘할렐루야’, ‘죽임 당하신 어린양. 아멘’ 등 온통 기독교 일색이다. 특히 기독교 성서를 인용한 가사는 야훼에 대한 찬양뿐이다.

 

‘주의 영광’이란 곡에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는 내용이 담겨 있고 ‘시온의 딸~’에는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임하나니 그는 공의로우며 구원을 베풀며~”라는 가사가 흐른다. 합창 부분에서 청중들도 함께 기립하는 것이 관례처럼 된 ‘할렐루야’에는 “주 우리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가 통치하시도다. 주와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노릇하시리라”는 가사가 주요 내용이다.

 

 

당진군립합창단이 지난해 연말 공연했던 프로그램.

 

당진의 불자들과 음악인들은 “당진군립합창단의 찬송가 공연은 명백한 종교편향”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가사를 한글로 번역해 공연하겠다는 것은 노골적인 선교 선언”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찬불가 음성공양 단체인 아비라테앙상블 서수일 단장은 “종교와 계층을 넘어 모든 국민들을 위한 국립·시립합창단이 연말이면 기독교 음악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리는 것이 이젠 관행처럼 굳어졌다”면서 “당진군립합창단이 메시아 레퍼토리를 한글로 번역해 공연을 하는 것은 드러내놓고 자행하는 종교편향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역 불교계에서는 “지역 세금으로 선교행위를 한다”며 즉각 해체를 촉구했다. 당진 보덕사 청년회 윤여종(40) 씨는 “당진군에는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자나 종교가 없는 군민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도 군립합창단이 어떻게 기독교 찬양 공연을 할 수 있느냐”며 “종교 갈등을 일으키는 군립합창단의 선교 공연을 이제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성토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068호 [2010년 10월 18일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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